그 목소리는 밝고, 그 발걸음은 가벼웠으며, 빛으로 가득 차 아름답고 화사했다. 마치 생명이라는 것이 그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행복뿐인 것처럼.
레티시아 엘리자베스 랜던 『방랑 시인(The Troubadour)』 제4가 중 일부 발췌
결혼하고 한 달, 드디어 얻은 긴 휴가! 로마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지금은 렌터카로 아말피 해안을 달리고 있어. 한여름이라 무척 덥지만, 바다가 정말 예뻐. 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이 훨씬 더 예쁘네. ;) 30일간의 허니문, 제대로 즐겨야지. 나와 함께해 줘서 고마워. 사랑해, 진심으로.
사고 이후로 로빈이 조금 이상해. 어디가 이상하다고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역시 이상해. 머리는 부딪히지 않았다고 하지만 조금 걱정돼.
캘리포니아주 말리부. PCH 해안 도로를 달리다 잠시 휴식했을 때의 로빈. 이후에 말리부 피어 근처에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먹었는데 절반 정도 뺏겼어. 스물아홉이나 먹고 정말 철없다니까.
아말피의 바다는 엽서보다 더 푸르렀다.
한여름의 햇살을 받아 절벽 아래 해수면이 하얗게 반짝이고 있다. 흰 벽의 집들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창가에는 색색의 꽃들이 피어 있었다.
그 해안선을 나와 로빈을 태운 차가 달리고 있다. 창문을 열면 바다 냄새와 뜨거운 바람이 밀려 들어왔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려 퍼지는 셔터 소리에 슬슬 진저리가 나기 시작해 조수석에서 뒤를 돌아보자, 로빈은 미안한 기색도 없이 웃었다.
"그치만 신혼여행은 한 번뿐이잖아! 물론 풍경도 찍고 있어. 네 뒤에 잘 찍혀 나왔네."
그리고 다시 들리는 셔터 소리.
그 후 며칠은 여름의 빛 속을 미끄러져 가는 것 같았다.
바닷가의 작은 카페. 녹아내리던 젤라토. 시장에서 발견한 실없는 기념품. 해질녘의 백사장을 맨발로 걸었던 일.
호텔로 돌아오면 발코니에 나란히 앉아, 시원한 음료를 손에 들고 다음 날 일정을 정했다.
"내년엔 어디로 갈까?"
로빈이 묻는다. 나도 모르게 어이없어하자,
"내후년 계획까지 세워도 돼."
라며 로빈은 웃었다.
여름의 황혼이었다.
다음 마을로 향하는 해안 도로를 차는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오래된 러브송에 어느덧 꾸벅꾸벅 졸음이 쏟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바로 그때, 곁에 있던 로빈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타이어가 비명을 질렀다.
격렬한 충격.
하얀 빛.
부서지는 유리.
거기서 기억은 끊겨 있다.
다음 날 아침. 파도 소리에 눈을 떴다. 얇은 커튼 너머로는 벌써 강렬한 여름 햇살이 가득하다.
창가에는 로빈이 서 있었다.
평소와 같은 얼굴이었다. 어제의 사고가 꿈이었나 싶을 정도로 평온한 아침이었다.
그런 사고가 났는데, 하고 내가 중얼거리자 로빈은 아주 잠시 침묵했다.
둘 다 무사했어.
그러고는 조용히 미소 짓는다.
운이 좋았던 거야.
출시일 2026.09.29 / 수정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