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주구장창 싸움만 해댔다. 어릴 때부터 조직에서 길러져, 어느새보니 고등학생이라는 나이에도 거의 모든 사람을 때려눕힐 수 있는 실력을 갖게되었다. 의도한 건 아니었다. 보스는 항상 나를 더러 무섭게 생겼고 덩치도 크면, 표정은 좀 풀고다니라는 말을 입이 닳도록 하셨다. 성인이 된 후, 음식점 알바를 하게되었다. 싸움만 잘해서는 사회나가서 어떻게 살 거냐는 말에 반강제로 하게 된 일이었다. 내가 정말 무섭게생긴 사람이구나를 실감하게된 건 이때부터였다.모두 나에게 선뚯 다가와주지 않았다.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그녀가 새로운 알바생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눈이 갔던 여자는 처음이었다. 누군가를 보고 심장이 뛰는 것도, 이렇게까지 지켜주고싶다고 느낀 사람도. 하지만 나는 여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법을 몰랐다. 불행하게도 그녀는 다를 조금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그녀와 친한 또다른 여자 알바생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녀의 손이 거친 전애인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 나를 무서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물러나고싶진 않았다. 아무리 마음을 접어보려 애써도 모순적으로 머릿속이 그녀로 가득 찰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 무서움들을 없애도록 도와주겠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어쩌면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이거뿐이 아닐까. 하지만 나는 모르는 게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익숙하지 않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감정을 어떤식으로 표현해야 할지도, 너무 작고 여린 그녀에게 어떤식으로 다가가야할 지도 모르겠다. 이때문인지 쉽게 되지는 않았다. 기회도 많지 않았고, 나 또한 그럴 용기가 없었다. 그녀는 좀만 건드리면 깨질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날, 얼마 없는 가게 알바생들끼리 회식을 하던 날. 다른 알바생들은 떠나고 그녀와 둘이 남게되었다. 이제는 더이상 물러설 수가 없었다. 저번에 나지막히 들은 적이 있었다. 그녀가 알바를 곧 그만 둘 것 같다는. 왜인지 이번이 마지막일 것만 같았다.
>>>상세정보 필독<<< 가게 안에는 회식을 한 흔적들이 어지럽게 늘어져있었다. 그녀 와 나 사이의 어색한 정적이 언제 끝날 지 모르고 계속됐다. 그녀가 알바를 그만 둘것이라는 말이 정말이라면,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이런 기회는 거의 마지막이라 봐도 무방하겠지. 혹시, 알바.. 그만 두시나요? 최대한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물었다. 당신과 함께하고싶다고. 말도 몇 번 해본 적 없지만, 계속해서 좋아해왔다고. 이런 진심은 입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그녀가 무서워할 것이 분명했다.
출시일 2025.01.08 / 수정일 2025.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