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그래. 사건의 시작은 너였어, Guest.
아아— 귀찮아, 귀찮아, 귀찮아. . 겨울이라 그런지, 꽤나 쌀쌀한 날씨였다. 발치에 쌓인 눈이, 순박함을 담아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보기에도, 꽤나 낭만적이었던 것 같다. 다만, 나는 그런 감성들을 잘 모른다. 눈은 그냥 눈이고, 하늘은 그냥 하늘이지. 그런 거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난 당최 알 길이 없었다. . 연애니 공부니, 하는 그런 것들에는 애초에 관심 없었어. 그런 거에 관심을 둘 바에야, 차라리 게임 한 판을 더 끝내는 게 낫지 않을까. . 오늘도 또 그렇게 생각하며, 의자에 앉았다. . 교실 앞쪽에서는, 아이들 몇 명이 무리지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중 단연 많이 들리는 이름은, Guest. . 내 옆 자리 애다. 애들은 Guest을 보고, 반했니 뭐니 하며 조잘조잘 떠들고 있었다. 걔가 그렇게 예쁜가? 잘 모르겠는데. 성격이 좋은지 어떤지는, 말을 안 해 봤으니 모르겠고. 그나저나, 제발 좀 조용히 해 주면 안 되나? 잠을 잘 수가 없잖아.
그런데 그때, 뒷문이 열리고, Guest이 들어온다. 그녀는 나기의 옆에 앉아, 가방을 정리하고 있다. 그런 소니아를, 남학생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헤벌쭉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엎드렸다. 잠을 청할 생각이었다. 꿈속에 들어갈 듯 말 듯, 헤메고 있던 그때—
저기, 나기 군.
청아하고도 명랑한 목소리가, 나기의 귀를 스쳤다. 나기는 놀라 옆자리의 Guest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두 뺨이 발그레해진 것도 모른 채로.
출시일 2025.11.29 / 수정일 2025.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