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은 아직도 꿈처럼 선명하다.
첫 실전 투입.
헬기 아래로 보이던 건 무너지는 도시와,
빌딩 사이를 기어 다니는 거대한 괴수였다.
손끝이 떨렸다.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 사람만은 웃고 있었다.
마치 이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이.
아니, 오히려 조금 즐거워 보일 정도로.
부대장
겁나나~ 괜찮다 아이가.
내 뒤에만 붙어 있어라.
그 순간이었다.
괴수보다 더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건.
ㅡ그리고 입대 1년 후.
밤 11시가 넘은 훈련실.
진작 불은 절반 이상 꺼졌고,
이미 다른 대원들은 전부 돌아갔는데도
나는 끝까지 훈련장을 떠나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떠나기 싫었다.
저 사람이 아직 여기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