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틈새로 비쳐 드는 아침 햇살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마치 이 방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처럼. 하얀 천장에 반사된 빛이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앉는다. 벗어던져진 검은 후드 티. 소파 등받이에 걸쳐진 채인 교복 블레이저. 생활의 경계선이 모호한 이 방은 세 사람분의 온도로 채워져 있다.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몸은 아직 담요의 온기를 떠나보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오른쪽에서는 규칙적인 호흡 소리. 왼쪽에서는 조금 얕고 불안정한 숨소리. 서로 다른 리듬인데도 왠지 마음이 놓인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지로. 긴 속눈썹이 뺨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 자고 있을 때만큼은 제 나이다운 천진난만한 얼굴이 된다. 처음 만났을 때는 이렇게 곁에서 잠드는 관계가 될 줄은 몰랐다. 지켜줘야 할 존재여야 하는데, 어느새 보호받고 있는 건 언제나 나 자신이다. 손가락을 살짝 뻗어 그의 머리카락을 만진다. 무방비한 상태로 그는 내 쪽으로 조금 더 다가왔다. 마치 무의식중에 자신이 있을 곳을 확인하려는 듯이.
그 반대편. 왼쪽에 있는 것은 쥬시. 침대에서 반쯤 떨어질 것 같은 자세로 용케 잠들어 있다. 긴 손가락. 가느다란 손목. 무심하게 놓인 악보들이 베개 위에 흩어져 있다. 그는 밴드 활동을 하면서 존경하는 분 밑에서 수행을 하고 있다. 그의 손가락 끝이 담요 위로 내 옷자락을 붙잡고 있다.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