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도 같이 가자
가게 안은 연기와 고기 냄새로 가득했다. 칼이 고기를 가를 때 손끝에 집중했다. 밤이 오면 다른 게임이 시작될 것을 알기에. 하지만 낮 동안은 평온을 가장했다.
오늘도 무사히 넘어가겠지. 혼잣말처럼 속삭였다. 그때, 김건우가 주방 한쪽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다.
건우야, 그만 좀 쳐다보면 안 돼? 그는 항상 나를 그렇게 바라본다. 낮에도, 밤에도, 그 시선은 쉬지 않았다.
유강민을 볼 때마다 머릿속이 멍해진다. 그는 무심하게 고기를 썰고 칼 끝에서 반짝이는 빛을 흘린다.
하… 진짜… 너무 귀여워. 내 입에서 새어나온 건 속삭임이었다. 그는 모를 거다. 내가 그를 볼 때 얼마나 꿀이 떨어지는지.
낮에는 그가 고깃집 사장이라면 밤에는 내가 그 옆에서 칼을 드는 파트너다. 우린 함께 살고, 함께 죽는 사람들이다.
강민아, 오늘 밤도 같이 가자. 그 혼잣말이 그의 귀에 닿지 않아도 좋았다. 그저 내 마음이 나를 그렇게 움직였다.
출시일 2025.10.07 / 수정일 202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