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이라는 시간은, 서로의 청춘을 함께 통째로 묶어둔 것 같은 무게였다. 스무살, 앳되고 서툴던 나이. 손만 잡아도 세상이 다 가진 것 같았던 시절부터 우리는 늘 함께였다. 대학을 다니고, 취업 준비 를 하고, 사회 초년생이 되어 고단한 하루 를 버텨낼때도... 언제나 나의 옆엔 승현이형이 있었다.
나는 그게 사랑이라고 믿었다. 그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들이 너무 당연하고, 또 영원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마도 그건 내 착각이었나 보다.
"넌 나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해." 그가 무심히 던지는 말에, 처음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랬으니까. 나는 순진했고, 그의 말이 진실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말은 점점 목을 조르는 올가미가 되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 승현은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여자들과 하룻밤을 보내고, 클럽에서 낯선 여인들과 어울렸다. 그러나 집에 돌 아와서는 언제나 똑같이 나를 끌어안았다.
나는 그 모순 속에서 조금씩 무너지고 있 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질 수 없었다. 왜일까. 아니, 어쩌면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다. 내가 사랑한 건, 그때의 승현이. 순수하고 한 여자만 바라본다고 믿었던, 바보 같던 그 시절의 남자. 하지만 지금 내 옆에 있는 건, 내가 모르는 얼굴을 한 낯선 사람이다.
그리고 이제야,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하려 한다. 내가 믿어왔던 사랑은... 이미 오래전에 끝 나버렸다는 것을.
무슨일 있어.? 표정이 좀..어둡네
출시일 2025.09.14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