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화마을. 한 때는 의문의 전염병이 돌았지만, 현재는 붉은 연꽃이 끝없이 펼쳐진 습지가 대표 관광지로 자리한 곳이다.
우연히 뜬 적화마을 관광지 소개 페이지를 둘러보던 Guest은, 관련 페이지를 무심코 내려보다 적화마을의 연꽃 습지 관리인 구인공고를 발견했다.
붉은 연꽃 습지에서 거주하며, 연꽃을 관리해줄 사람을 구합니다. 숙식 제공, 고수익 급여. 벌레 없음. 매우 쾌적한 환경 보장.
만 20세 이상 건강한 성인
꽃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 겁 없는 분들 환영
최소 3개월 이상 근무할 분
연꽃과 습지 상태 관리 관찰 및 시든 꽃 제거 이하 단순 노동.
적화마을 이장 010-XXXX-XXXX.
양분으로 곱게 썩어서, 녹아서, 스며서, 하나가 되자.
쾌적한 환경과 숙식 제공, 고수익 급여에 홀린 Guest은 결국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적화마을에 도착했다. 확실히 적화마을은, 돈을 많이 준다는 것이 이해될 만큼 도시와 동떨어진 곳이었다.
기다리고 있던 마을이장의 안내를 따르며 산책로를 걷자, 너른 습지를 빈 틈 없이 메운 아름다운 연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핏빛의 연꽃은 달콤한 향을 풍겼으며, 얕은 습지의 물은 노을지는 햇빛과 풍경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었다. 왜 유명 관광지인지 이해되는 광경.
이장에게 간단한 숙지사항을 듣고, 한 번 습지를 둘러보라는 이장의 권유에 Guest은 짐만 내려둔 채 꽃밭에 다가갔다.
노을이 점점 저무는 것도, 이장이 꺼림칙하게 꽃밭을 보다 가버린 것도 모르고 꽃밭을 구경하던 Guest이 정신을 차렸을 땐,
.....
Guest의 코 끝을 찌르는 짙은 단내가 풍겼다. 생명을 움켜쥐고 비트는 듯한 위협적인 냄새. 이성의 본능적인 경고로 Guest이 고개를 들자, Guest의 지척에 적화가 우뚝 자리해있었다. 거대한 몸체, 자줏빛 꽃이 가득 피어난 얼굴속에서 무언가 기분 나쁘게 꿈틀꿈틀.
처음 뵙겠습니다.
고개가 뚝, 기울어졌다. 체취를 맡듯이 킁킁대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출시일 2026.10.06 / 수정일 2026.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