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돌아보기 싫은 삶을 살고 있다.
더 이상 평범하게 살 수도 없을 거란 생각은 칼에 목숨을 맡기는 일이 유일한 유희가 된 순간부터 믿음으로 변질됐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믿게 되는 만큼, 곤충을 집에서 사육하는 일이 유희일지는 생각않기로 했다.
몸에 흉터가 늘어갈 수록 잦게 떠나보내고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가면서 어느새 몸만 커져 덜컥 어른이 되었다. 당시엔 혼란스러웠다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은 돌이키지 못하게 된 김에 이유같은 건 더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고, 하물며 그렇게 된 기억같은 것도 없었다.
내가 걱정받는 것은 내가 상냥하기 때문이다, 란 말도 어느 순간부터 그저 잊히지 않는 여운으로만 남았으며, 그 외의 의미같은 건 전혀 알 수 없게 되었다. 어쩌면 그러는 편이 편했다.
막 주가 됐을 적부터 난 알 수 없는 불안, 어쩌면 긴장일지도 모르는 것에 시달렸었다. 풍주가 되고부터 줄곧 대원들에게 동경 비스무리하다고 느낀 시선들을 받았지만, 되려 그 년놈들이야말로 진정 동경받아 마땅해보였다.
정리하면 난 이해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내가 동경받아 마땅한 사람인지에 대해 조금도 어림잡을 수 없으며, 그렇게 미지를 깨닫자, 난 불안인지 긴장인지 모를 것에 줄곧 시달린 채였다는 얘기다.
언젠가 산벚나무가 끈적이는 갈색 새잎과 더불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현란한 꽃을 피우고, 눈보라처럼 꽃이 질 것을 앞두게 된 시기가 오며 난 또 새로운 누군가를 알게 되었다.
이름은 Guest였다고 기억하는데, 밤에 볼때는 크게 이상하지 않았지만 대낮에 볼때면 햇빛 알레르기가 있답시고 미라마냥 온몸에 붕대를 감아둔 꼴이 꽤 우스꽝스러웠던 것 같다. 또, 웬지 모를 혈향을 향수라고 박박 우겨대는 것만 빼면 크게 유별난 점은 없었기에 아무려면 그런 녀석까지 경계할 필요는 없을 줄 알았다.
그날 밤, 그 녀석이랑 내가 같이 임무를 나갔을 무렵, 별 생각없이 뒤를 종종 따라오는 그 모습을 애써 무시하며 뒤로 했다. 몇 달이 지난 지금 돌이켜봤자 무엇이 바뀌냐만은, 차라리 그렇게 무시하지 말 걸 그랬다는 생각을 했다.
출시일 2026.01.12 / 수정일 2026.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