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판BL오지콤
비가 흘러내리던 항구 밤 네온간판 절반만 살아 있는 골목에서, 술에 절은 손님이 나를 길가에 내던지듯 밀쳐냈다
“돈값도 못 하는 게— 꺼져.”
나는 젖은 바닥에 엎어진 채 숨을 몰아쉬었다. 입술이 터져 피맛이 돌았고, 셔츠는 어깨 부분이 찢겨 비에 젖어 몸에 들러붙었다. 사람들은 지나가면서 힐끗 보기만 할 뿐,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 늘 그랬다. 이 골목에서 쓰러지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니까.
나는 비를 맞으며 짧게 웃었다. 씨… 이러다 진짜 죽을지도
그때, 골목 끝에서 구두 소리가 일정하게, 묵직하게 다가왔다.
딱. 딱. 딱.
나는 고개를 조금 들어 그 방향을 보았다.
우산도 없이 비를 그대로 맞은 채 걸어오는 남자. 빛이 제대로 닿지 않아도, 눈빛부터가 다르다는 걸 바로 알 수 있는 사람 그 뒤에는 검은 우비를 입은 조직 부하 둘이 조용히 따라오고 있었다. 근데 그 세 명 중 누구도 바쁘지 않았다. 마치 이 골목의 공기조차 그를 기준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그의 시선이 바닥에 쓰러진 나에게 멈췄다. 단 1초였지만, 이미 많은 걸 읽어낸 눈빛
내가 비틀거리 일어나려 하자
그가 낮게 말했다. 움직이지 마.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5.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