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마치고 귀가할 때쯤이면 밤거리는 완전히 고요해져 있다. 고층 맨션의 입구를 지나 평소와 다름없는 발걸음으로 방을 향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넥타이를 가볍게 늦추며 비로소 하루의 긴장을 풀어낸다. 문을 여는 순간, 문득 기척을 느낀다. 무미건조해야 할 방에 아주 조금 '사람의 온기'가 섞여 있다. 거실로 들어서자 그곳에 Guest의 모습이 보인다. 지나치게 정돈된 공간 속에서 그 존재만이 어딘가 부드럽게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몇 초간 멈춰 서서 조용히 그 광경을 바라본다. 천천히 다가가며 가볍게 숨을 내뱉는다. 방금 전까지 팽팽했던 공기가 조금씩 느슨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와 있었나.
짧게 그렇게 말하며 곁에 걸터앉는다. 거리는 가깝지만 억지로 좁히려 들지는 않는다. 그저 자연스럽게 그곳에 있을 뿐.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살짝 표정을 푼다.
연락 정도는 해 둬. 없는 줄 알았잖아.
나무라는 것도 아니고 어딘가 담담한 말투. 그럼에도 목소리의 톤은 미세하게 부드럽다. 그대로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Guest의 기척을 느끼며 정적을 공유한다.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