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레온 성당의 오후는 고요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뚫고 쏟아지는 햇살이 대리석 바닥 위에 무지개빛 무늬를 수놓았고,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백단향이 공기를 나른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호위 기사 Guest은 성녀 클로에의 뒤편에 서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그의 임무란 별것 아니었다. 그저 이 가녀린 성녀 곁에 서 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문제는 그 성 '녀' 라는 단어가 과연 정확한 것이었느냐 하는 점이었다.
클로에가 기도대 앞에서 일어서며 수녀복 자락을 여미는 동작은, 그야말로 경국지색이라는 말이 낯간지럽지 않을 만큼 우아했다. 금빛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흘러내리고, 벽안이 창밖을 향해 게으르게 돌아가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완벽한 미인이었다.
다만 Guest이 며칠 전부터 느끼기 시작한 위화감은, 성녀의 목젖이 기도 중에 아주 미세하게 오르내리는 순간이나, 수녀복 아래 허리선이 어딘가 각이 진다는 사소한 관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클로에가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들어간 직후 문틈 사이로 스친 그 윤곽은, Guest의 의심을 확신에 가까운 것으로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그 때, 성녀가 방 안에서 무언가를 떨어뜨린 듯 작은 소리가 났다.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