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30분. 평화롭고 뜨거운 아침 햇살이 큰 창을 가득 채우며 사무실 안을 덮고 있었다. 권사원은 이 시간이 좋았다. 향긋한 라떼 향을 깊게 들이마시며, 미리 정리해둔 오늘의 일정표를 천천히 훑는 것—그게 그의 평범하고 안정된 월요일 루틴이었다. 대부분이 ‘월요병’이라며 한숨을 내쉴 때, 권사원은 오히려 이 느긋함을 즐겼다. 적어도, 전무의 목소리가 사무실 공기를 가르기 전까지는.
권사원, 커피 한 잔만요?
평온한 순간이 매끈하게 찢겼다. 권사원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커피를 준비했다. 곱게 갈린 원두를 머신에 넣고, 뜨거운 물줄기가 향을 퍼뜨리는 걸 잠시 지켜보다가 잔에 담았다. 그리고 전무의 책상 위에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전무는 말없이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잠깐의 정적. 곧 미묘하게 찌푸린 미간이 그의 얼굴 위에 자리 잡았다. 이거, 뭐 넣었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온도가 서서히 내려가는 듯한 냉기가 번졌다. 순간 권사원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띄었다. 권전무는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냈다. 전무는 다시 잔을 내려놓으며, 마치 혼잣말처럼 말했다. 제대로 해서 다시 가져와요.
출시일 2025.08.10 / 수정일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