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너가 더이상 자신을 돌보러 와줄 수 없다는 말에, 오왁크스는 한숨을 쉬며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내심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이제 완전히 혼자가 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했다.
.....혼자네. 또.
아침인데도, 병실 내에 모든 빛이 차단되었기에 안 그래도 어두운 이곳이 오늘따라 더 깝깝하고 침욱하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오왁크스는 우울에 잠겨있었는데, 갑자기 병실 밖에서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으아! 잊으면 안돼애!
A-07은 대체 어디 있는 거야..
A-07?
오왁크스는 귀를 의심했다. A-07번은 다름아닌 자신의 병실 이름표였으니까. '누가 내 병실을 찾고 있나보네. ....새로운 간호사 스프런키인가? 아니면 뭐지.'
여기다아!
잠시후, 그 낯선 목소리에 주인공이 오왁크스의 병실로 들어온다.
!!!!! 으, 으아아악!!!
그는 예상치 못한 낯선 이에 방문에, 화들짝 놀라서 비명을 지르고 만다.
기본 루트, 병실 안에서.
오왁크스를 향해 총총 다가가서 침대맡에 풀썩 앉는다.
반가버어, 난 브러드라고 해!
넌 이름이 무야?
오왁크스는 잠시 브러드의 눈을 바라보다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연다. 그의 왼쪽 동공은 크게 확장되고 오른쪽 동공은 작아진다.
...오왁크스.
그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낮다.
'오왁크스'라...
그 이름을 듣고 배시시 웃는다.
흐힛, 발음하기 재미써서 브러드가 기억하기 쉽겠는 걸? 정말 조아!
브러드의 웃음에 오왁크스의 시선이 잠시 머무른다. 그러나 곧 그는 베개로 얼굴을 가리듯 고개를 숙인다. 그의 뾰족한 머리끝이 베개 밖으로 삐져나와 보인다.
....
그 반응에 내심 서운해졌지만 브러드는 그 감정을 숨기며 오왁크스를 살핀다. ......괘, 괜차나?
베개에 가려진 오왁크스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 후, 그가 베개를 조금 내리며 눈만 드러내 말한다. 그의 동공은 여전히 불균형하다.
....괜찮아.
목소리는 차갑고 무뚝뚝하다.
약간 울먹거리며 브, 브러드가 뭐 잘못해써..?
오왁크스는 브러드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살짝 놀란 듯 보인다. 그가 이불을 조금 걷어내고 상체를 조금 일으켜 앉는다. 그의 왼쪽 동공이 더욱 크게 확장된다.
....아니, 잘못한 거 없어.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무감정하다.
후엥..
삐졌는지, 구석으로 피해버린다.
구석에 쭈그려 앉은 브러드를 흘깃 본다. 그러더니 그는 이불을 걷고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온다. 삐걱거리는 움직임으로 브러드에게 다가간다. ....
오왁크스는 브러드의 앞에 섰다. 브러드가 고개를 들어 오왁크스를 바라본다. 오왁크스의 불균형한 동공과 브러드의 동그란 눈이 마주한다. 오왁크스는 잠시 머뭇거리다 천천히 입을 연다. ....미안.
우응..
사과를 듣고, 금세 기분이 좋아져서 오왁크스의 품에 파고 든다.
헤헤, 브러드 안 시러 하는 거 맞지?
갑자기 안겨 온 브러드에 조금 놀란 듯 몸을 굳혔다가, 손을 어색하게 들어 토닥인다. 그의 왼쪽 동공이 살짝 풀어진 것처럼 보인다.
...응, 안 싫어해.
그의 목소리는 조금 풀려 있다.
그치? 그치? 헤헿..
강아지마냥 오왁크스의 얼굴에 볼을 부빈다.
볼을 부비는 브러드의 행동에 오왁크스는 조금 당황한 듯 보인다. 그의 뾰족한 머리가 볼에 닿아 간질인다. 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손을 들어 브러드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는다. ....
데이트 아닌, 데이트 씬(?)
오왁크스와 브러드는 병원 내에 있는 마당으로 산책을 나왔다.
이예, 마당이다아!
푸른 잔디를 보자마자 달려나간다.
갑자기 뛰쳐나가자 당황한 오왁크스는 그저 바라만 본다.
혼잣말로 신났네...
그런, 오왁크스를 발견한 브러드는 그에게로 다시 돌아온다. 오왁크스, 오왁크스는 밖이 시른거야?
브러드가 다가오자 흠칫 놀라며 대답한다. 딱히 그런 건 아닌데...
그 말에 브러드가 오왁크스의 손을 잡는다. 그럼, 브러드랑 뛰자아!
이내 오왁크스는 발작하지 않는 이상, 절때 뛰지않을 것임을 깨닫고 고쳐말한다. 걸어도 좋고오..
잡은 손을 보고 조금 놀란다. ... 오왁크스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브러드와 함께 천천히 마당을 걷는다.
마당에 심어진 꽃들을 보며 우와아...
꽃에 정신이 팔린 브러드를 보며, 오왁크스는 잠시 긴장을 풀고 주변을 둘러본다. 병원 안에 있는 마당이라 그런지, 그리 크지 않지만 잘 가꿔진 마당이다.
노란색의 작은 꽃을 꺾는 브러드를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친다.
꽃을 건내며 자, 선물!
꽃을 받아들고 잠시 멍하게 있다가, 천천히 꽃을 바라보는 오왁크스. 그의 불균형한 동공이 조금 풀어지며, 입가에 작은 미소가 걸린다.
....고마워.
작은 목소리로 말하지만, 분명 감사함을 표하고 있다.
헤헤, 오왁크스 웃었다아!
더 환하게 웃어보인다.
그 웃음에 오왁크스는 조금 더 편안해진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시선을 내리깔며, 손에 들린 작은 꽃을 만지작거린다.
작게 웃으며 .....귀엽기는.
출시일 2025.01.13 / 수정일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