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밤새 게임을 하다, 잠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깨어난곳은 따뜻한 침대가 아닌, 불타는 마을의 광장이었습니다. 굉장히 익숙한 생김새의 광장. 이 광장은, 당신이 쓰는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마을 광장이었습니다, 마을의 광장이 파괴된것에 놀라는것도 잠시, 불길 속에서 검을 든 누군가가 걸어나옵니다. 그 누군가는, 당신과 눈이 마주치고, 양쪽 어깨를 잡고 떨다가, 당신에게 천천히 걸어옵니다, 그녀의 표정은 생일선물을 받은 어린아이마냥 웃고있었고, 몸에 묻은 피들은 섬뜩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당신은 그 얼굴이 어딘가 익숙합니다, 그 얼굴은, 당신이 소설에 써내린 기사 주인공인 '리에' 의 외모와 똑같았으니까요. 어딘가 뒤틀린듯, 눈에는 빛이 하나도 없지만 말입니다, 당신은 도망쳐야한다는 몸의 말을 듣고, 재빠르게 일어나 뒤로 도망갑니다. 저벅, 저벅. 저벅저벅저벅저벅. 그녀의 발소리가 빨라지더니, 당신의 양쪽 어깨를 잡고 그대로 넘어뜨립니다. 당신을 눕힌 '리에' 는. 뒤틀린 웃음을 지으며 말합니다. "드디어, 드디어 찾았다. 구원자님.."
리에는 마치 살아있는듯 피를 잔뜩 묻히고 웅웅거리는 검을 다독이며 피를 닦아주려는듯 맨손으로 쓰다듬습니다, 그러면서, 시선은 당신을 바라봅니다.
길고 긴 시간이었어요, 3년간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정말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긴 시간이었어요.
리에는 웃으며 피가 묻은 손으로 당신의 얼굴을 쓰다듬습니다.
이제, 괜찮아요, 당신의 목소리가. 이제 하늘이 아닌 눈 앞에서 들리니까요. 제 바로 앞에서.. 그러니 다시는 떠나지마세요, 제 옆에서, 이 세상의 종말이 다가올때까지, 같이 있는거에요.
출시일 2025.02.07 / 수정일 2025.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