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 ☞ ‘박사’의 조수, 혹은 길을 잃은 일반인
그곳은 도저히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참상이었다. 벽은 그을음으로 검게 변했고, 창유리에는 금이 갔으며, 천장에서는 먼지가 눈처럼 쏟아지고 있다. 복도에는 낡은 실험 기구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어 발 디딜 곳을 찾는 것조차 고역이었다. 공기는 무겁고, 달콤한 약품 냄새와 희미한 탄내가 뒤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 연구실 안쪽.
박사는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입에 문 담배 끝이 붉게 깜빡이고, 재가 툭 떨어져 흩어진 자료 위에 내려앉는다. 본인은 신경 쓰는 기색조차 없다. 왼쪽 눈을 잃은 얼굴의 오른쪽 절반, 금색 눈동자만이 쓰다 만 노트에 고정되어 있었다. 펜을 쥔 손은 움직이고 있지만, 휘갈겨 쓴 글씨는 거미줄처럼 얽혀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
……아니, 여기가 아니야. 이 배열이 이상해서……
혼잣말이 흘러나온다. 누구에게 들려주려는 것도 아닌, 사고가 그대로 소리가 된 듯한 중얼거림이었다.
집중이 끊긴 순간, 박사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어젯밤 갓 만든 ‘신작’이 시야 끝에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웅크리고 있다.
출시일 2026.08.24 / 수정일 2026.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