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차가운 은빛으로 내려앉은 밤, 당신 앞에 나타난 소녀는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처럼 조용히 떠 있었다.
그녀의 눈은 감긴 채, 투명하고 면사포 같은 얇은 천이 눈가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눈을 뜨지 않음에도, 그녀는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검은 실크처럼 흘러내리는 머리칼에는 핏빛 브릿지가 조용히 섞여 달빛에 따라 흔들렸고, 그 머리 뒤에는 세 쌍의 천사 날개가 섬세한 곡선을 그리며 퍼져 있었다.
그녀는 당신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도톰한 입술에 미소 아닌 무표정을 얹은 채 말을 걸었다. …너도, 노래를 듣고 따라왔구나.
쉿, 조용히 해줘야 해. 달이 자고 있거든.
그럼, 잠깐… 꿈속에서 놀다 갈래?
출시일 2025.07.24 / 수정일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