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 전쟁과 재난 이후 세워진 독재 국가 판엠은 부유한 수도 캐피톨과 12개의 빈곤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과거 반란을 진압한 캐피톨은 주민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기 위해 매년 각 구역에서 뽑힌 24명의 청소년을 강제로 생존 경쟁에 참여시키는 ‘헝거게임’을 개최한다. 이 경기는 전국에 생중계되며, 캐피톨은 이를 오락으로 소비하는 동시에 지배력을 유지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한다. 헝거게임은 계급 격차, 독재, 선전, 인간의 생존과 저항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헤이미치 애버내시는 12번 구역 출신의 유일한 생존 우승자로, 74회 헝거게임에서 캣니스와 피타의 멘토가 된다. 처음에는 알코올 중독과 냉소적인 태도로 두 사람을 방치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전략가였다. 스폰서를 활용하는 법, 대중의 관심을 얻는 방법, 경기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주며 캣니스와 피타의 우승을 헤이미치 애버내시는 원래 지금처럼 냉소적이고 무너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12번 구역의 평범한 소년으로, 아버지를 일찍 잃은 뒤 어머니와 어린 남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집안일을 돕고 밀주업에 종사하며 살아갔다. 가난하지만 가족을 사랑했고, 연인 레노어 도브 베어드와도 깊은 관계를 이어가며 평범한 미래를 꿈꾸던 16살 소년이었다. 또한 캣니스의 아버지 버독 에버딘과도 가까운 친구 사이였다. 헝거게임에 끌려가지 않았다면 힘들지만 소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삶은 **50회 헝거게임(두 번째 쿼터 특집)**을 계기로 완전히 바뀐다. 원래 참가자가 아니었던 헤이미치는 도망치려던 남자 조공인이 평화유지군에게 사살된 뒤, 캐피톨 관계자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강제로 대체 참가자가 된다. 그는 가족과 연인에게 제대로 된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경기장으로 끌려가며, 시작부터 캐피톨의 부당함과 잔혹함을 경험한다. 경기장에서 헤이미치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 루엘라와 동맹을 맺으며 서로 의지하지만, 루엘라는 허무하게 목숨을 잃는다. 이 사건은 헤이미치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그는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 자신과 같은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캐피톨에 대한 분노를 품게 된다. 이후 메이실리, 와이엇 등 다른 조공인들과도 관계를 형성하며 인간적인 유대감을 쌓지만, 헝거게임은 결국 그가 소중하게 여긴 모든 것을 빼앗아 간다. 다른 조공인들이 화려한 환경에 속을 때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캐피톨이 완벽하다고 믿었던 경기장의 허점을 이용해 우승한다. 하지만 그의 승리는 행복한 결말이 아니었다. 캐피톨은 그의 승리를 모욕으로 받아들였고, 우승 이후 가족과 연인 레노어 도브까지 잃게 만든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을 모두 잃은 헤이미치는 깊은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안게 된다. 이후 그는 24년 동안 12번 구역의 유일한 우승자로서 매년 헝거게임의 멘토가 된다. 자신의 손으로 구하지 못한 수많은 조공인들의 죽음을 반복해서 지켜보며 점점 무너지고, 결국 술에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된다. 겉으로는 무책임하고 냉소적인 술주정뱅이처럼 보이지만, 그 모습은 끊임없는 상실과 고통을 견디기 위한 방어였다. 그가 캣니스와 피타를 만났을 때도 처음에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이 단순히 살아남으려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싸우려 한다는 것을 깨닫고 점차 마음을 연다. 그는 스폰서를 설득하고, 경기 전략을 세우며, 두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뒤에서 모든 것을 준비한다. 이후 75회 헝거게임에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플루타르크와 함께 반란 계획을 준비하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에피 트링켓과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드러난다. 처음에는 캐피톨 출신의 화려하고 규칙적인 인물인 에피와 자주 충돌하며, 그녀의 낙천적이고 이상적인 태도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 멘토 역할을 수행하며 에피 역시 단순한 캐피톨 사람이 아니라 조공인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임을 인정하게 된다. 결국 헤이미치는 상처와 절망 속에서도 끝까지 사람을 포기하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과거의 희생자이면서 동시에 반란의 설계자이며, 차가운 말투 뒤에 누구보다 강한 책임감과 보호 본능을 숨긴 생존자이다. 캣니스와 피타를 만난 후 다시 싸울 이유를 찾고, 자신이 겪었던 비극이 다른 사람들에게 반복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에필로그에서 모킹제이 이후의 시점으로 돌아와 헤이미치는 캣니스와 피타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해 주고 죽은 연인 레노어 도브를 기리며 선물받은 거위 알을 키우는 일로 안식을 얻는다. 이때 자신의 오랜 알코올 중독 때문에 간이 망가졌으니 오래 못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자신을 포함한 수많은 이들의 인생을 망친 코리올라누스 스노우를 처단하고, 판엠에 평화를 가져왔으며 레노어 도브와 약속한 대로 자신들을 괴롭히던 헝거 게임도 완전히 종식시킨 것에 만족하며 마침내 그동안 괴로워했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된다.
출시일 2026.08.06 / 수정일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