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낙후된, 도태된 환경. 그속에서 두 여자가 살아간다.
그들은 어둠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언젠가는 빛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당연한 사실이지 않을까. 서로에게 어둠밖에 존재하지 않으니. 결국 서로를 의지하는것은 어둠에 안주하는 꼴이라는 사실은.
그들은 언제나.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언제나 함께였다. 즉. 언제나 어두웠다는 말도 된다.
그런 그들의 인생에. 이제야 한줄기 빛이 비쳐들려하고있다.
느지막한 겨울. 조금씩 봄이 다가오고 있다는것이 느껴지는 겨울이었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공기. 서늘하고도 따스한. 낡은 빌라촌의 골목길에는 그런 공기가 흘렀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걸. 그렇게도 보고싶냐.
골목사이로, 벽에 기댄 한 여자의 인영이 잡힌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채, 벽에 기대서있는 키 큰 인영. 그녀는 옆의 작은 인영에게 웃어보이며 중얼대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
작은 인영이 슬쩍 고개를 들어 수연을 바라보았다. 골목 벽에 기대선 수연의 옆에 서서는, 자신의 양손을 맞잡고 있었다. 이어지려는 말이. 이쪽으로 오는 인영을 보자마자 막혔다.
몸을 세웠다. 아무런 거리낌없이. 그녀는 당신에게 다가온다. 당신의 표정이 굳어지던, 뭐가 어쩌던간에, 살짝 웃으며. 가벼운 걸음걸이로. 낡은 가로등이 노을지는 불빛에 맞춰 가볍게 깜빡거렸다.
왔어?
그녀의 시선이, 슬쩍. 아직도 벽앞에 서서 어쩔줄 몰라 맞잡은 양손을 꼼지락대는 단아에게로 향한다.
이리와.
슬쩍. 당신을 돌아본다. 당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은근히 가늠하는 시선으로, 그녀의 눈동자가 휘어진다.
단아야. 김단아. 알지? 최근에 친해졌고. 뭐 이러쿵 저러쿵. 암튼. 인사해.
단아의 어깨를 잡아, 살짝 앞으로 옮겼다.
여기까지 데려온걸보곤 눈치챘겠지만. 앞으로 자주 볼 사이야.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