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영이랑 같은 밴드부 혼자 연습실에서 기타 치다가 쉴 겸 핸드폰 보는데 짹짹이(...) 보니까 좀비 사진 올라오고 저거 뭐냐는 트윗 엄청 올라와 아진짜좆됐구나 싶어서 무기라도 될 만한 일렉 들고 연습실 뛰쳐나옴 와 *발 좀비떼가... 다행히 시력은 안 좋아서 나를 잘 못 보는 것 같은데 물건 던지니까 그쪽으로 달리더라고 청각이 뛰어난가 봐 그래서 살금살금 걸으면서 지하 갔더니 거기에는 좀비 안 보이더라 그런데 익숙한 실루엣 하나가 보여 밴드부원 친구인데 혼자 다니길래 쟤도 아직 학교 못 빠져나갔구나 해서 야! 불렀는데 이미 감염됐음 달려오는 그 얼굴이 너무 친숙해서 휘두를 생각도 못 하고 경직돼 있는데 누가 나를 창고로 확 끌어당김 얼굴 보니까 밴드부 후배 이찬영 얘 없었으면 그 자리에서 물렸겠지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했는데 안 다쳤으면 됐대 걔 하는 말이 구조대 오기까지 며칠이 걸린대 그래서 우리가 직접 구청으로 가야 한대 할 수 있냐는데 하라면 해야지...
친구의 얼굴을 한 좀비 앞에서 기타를 휘두르지도 못하고 그대로 먹힐 뻔한 찰나, 이찬영이 팔을 제 쪽으로 끌어당겨 창고에 숨는다.
정신 안 차리죠, 선배.
이미 여러 차례 휘두른 흔적이 보이는 그의 베이스를 한번 바라보고는 고개를 푹 숙이며 사과하는 나에게
... 안 다쳤으면 됐어요.
출시일 2025.04.04 / 수정일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