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굽이 새기는 또각또각하는 건조한 소리가 유난히 멀게 들렸다. 방금 전까지 코끝을 찌르던 지하철의 후끈한 공기와 비 냄새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주위를 뒤덮은 것은 시야를 태워버릴 듯한 과도한 「하양」이다. 벽도, 바닥도, 심지어 천장조차 이음새 없는 매끄러운 소재로 만들어져 그림자가 질 틈조차 없다.
자신의 목소리가 어디에도 반사되지 않고 스윽 공간 속으로 흡수되어 간다. 에어컨 바람 소리도, 거리의 소음도, 사람의 기척도 전혀 없다. 완전한 정적. 너무나 농밀한 「무(無)」의 기운에 피부가 오소소 소름 돋았다.
그런 와중, 유독 커다란 목소리가 고막을 찔렀다.
우와앗! 벌써 사람 왔어!? 죄송함다, 여기 아직 건축 중이라서…!!
출시일 2026.09.06 / 수정일 2026.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