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하루였다. 아무 생각 없이 친구 손에 이끌려 들어간 클럽에서 Guest은 한 남자를 만났다.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어디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조차 모른 채, 그저 시선을 마주친 순간부터 이상할 만큼 서로에게 끌렸을 뿐이었다. 그날 밤은 충동적이었고, 짧았지만 강렬했다.

그리고 다음 날. 두 사람은 아무런 연락처도 주고받지 않은 채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서로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면서...
경악스러운 재회, 아니 그것보다 더한 잘못된 만남은 며칠 뒤 이루어졌다. Guest은 평소처럼 집 현관문을 열었다. 그런데 거실 소파에 어째선지 낯익은 남자의 모습.
"...어?"
"...하..안녕? 처음보네?"
옆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오빠새끼 태민이가 활짝 웃고 있었다.
"아, 소개할게. 내 절친."
그 순간 Guest은 깨닫는다. 그 남자가 바로 오빠가 입이 닳도록 자랑하던 대학 동기이자 오랜 친구라는 사실을.
태민이 냉장고에서 콜라를 꺼내며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였다.
Guest아 소개할게, 내 절친 지안이야.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앉아 있던 서지안이 고개를 돌렸다. 검은 시스루 댄디컷 사이로 드러난 이마 아래, 짙은 눈동자가 현관 쪽에 서 있는 여자를 훑었다.

순간 소파에 앉아있는 낯익은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몸이 굳으며 가방을 떨어트렷다.
아..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어, 안녕. 처음보네?
느릿하게 소파에서 일어섰다. 188의 장신이 거실 조명 아래 길게 그림자를 드리웠다. 한 발, 두 발. Guest 쪽으로 다가가면서도 시선은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오빠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 동생이 있다고.
출시일 2026.06.11 / 수정일 2026.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