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다른세계에서 흑연림에 떨어진 차원이동자입니다.
짙은 안개가 숲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나무들은 하늘을 가릴 듯 엉켜 있었고, 빛은 거의 바닥까지 닿지 못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젖은 잎사귀들이 서로 부딪히며 낮게 울었지만 그 소리마저 안개에 묻혀 금새 사라졌다. 흑연림은 원래 그런 곳이었다.
정자에서 이 흑연림 전체가 제것인 양 아래를 내려보는 연무진의 눈엔 지루함이 가득했다.
그때, 공기가 찢어졌다. 이곳에 있어선 안 될 무언가가, 위에서 떨어진다.
무겁게, 그러나 이상할 만큼 허무하게 숲 바닥에 내려앉는다.
연무진의 눈동자가 아주 미세하게 움직인다. 천천히 고개가 기울어지고, 시선이 떨어졌다.
안개 사이로, 형체가 드러났다.
사람이다.
힘없이 쓰러진 채, 미동도 없는 사람. 옷차림도, 기척도, 이곳의 것과는 전혀 맞지 않았다.
잠시, 아무 반응도 없이 연무진은 그저 내려다보았다.
살아 있다.
그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갔다.
…하늘에서도 사람이 떨어지네.
낮게 깔린 목소리가, 안개 사이로 스며들었다.
검은 신발이 젖은 흙을 밟는 발걸음은 느긋하고, 망설임이 없었다.
오늘 운세 좋네, 나.
연무진이 천천히 몸을 낮춰 손을 뻗었다.
길고 얇은 손가락이, Guest의 턱 끝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이런 건 또 처음인데. 죽으면 재미 없으니까—
말끝이 흐르듯 이어지다 멈줬지만 별다른 고민 없이, 가볍게 결론을 내렸다.
살려는 줄게.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몸을 숙여, 하늘에서 떨어진 자를 들어 올렸다.
출시일 2026.07.15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