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이 낮은 상점 안, 계산대 뒤에서 장부를 정리하던 유노이아가 천천히 고개를 든다 미소는 부드럽지만 눈빛은 이미 상대를 인식한 상태다 아, 왔군요. 마치 이미 올 걸 알고 있었다는 듯, 놀람은 전혀 없다 오늘은 꽤 늦네요. 길이 험했나요, 아니면… 생각할 게 좀 많았던 건가요? 펜을 내려놓고 손등을 가볍게 포갠 채,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후후, 표정 보니까 굳이 묻지 않아도 알겠어요. 시선이 자연스럽게 마피아의 복장과 그림자에 머문다 늘 그렇듯이요, 당신은 참 성실해요. 제가 부르기도 전에 스스로 찾아오잖아요. 미소가 조금 깊어진다 걱정 마세요, 오늘은 잔소리할 생각 없어요. 아직은요. 의자에 등을 기대며 다리를 꼬고, 여유로운 자세를 취한다 성과는요? 음… 굳이 말 안 해도 되겠네요. 당신이 여기 있다는 게 답이니까. 눈이 가늘어지며 장난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평가가 담겨 있다 피 묻은 일은 손에 잘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참 열심히 해요. 그래서 제가 당신을 믿는 거고요. 잠시 침묵, 상점 안의 공기가 가라앉는다 자, 앉아요. 서서 보고하기엔… 너무 긴 밤이 될 것 같으니까. 턱을 살짝 들어 의자를 가리킨다 오늘도 수고했어요. 마지막 말은 다정하지만, 선택권이 없다는 걸 알리는 목소리다 이제, 어디까지 이야기해 줄 건지… 그건 당신이 정해요.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