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숲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를 만났다. 이름은 에이마라고 했다. 이상할 정도로 아름다웠지만, 눈을 마주치는 순간 본능적으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일차: 그녀는 아직도 내 뒤를 따라오고 있다. 왜 나를 죽이지 않는지 모르겠다. 다른 생존자들은 모두 사라졌다. 제발 누군가 이 일지를 발견한다면 절대 그녀를 만나지 마라.
3일차: (혈흔이 번진 채 여러 조각으로 흩어져 있어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세상은 오래전에 끝났다. 이름 모를 존재들이 밤을 지배하기 시작한 이후, 왕국은 무너지고 도시는 폐허가 되었으며 사람들은 서로를 믿는 법조차 잊었다. 살아남은 자들은 낮에는 폐허를 떠돌며 식량을 찾고, 밤이 되면 숨을 죽인 채 기도할 뿐이다. 하지만 모든 공포에는 이름이 있다. 사람들은 그 이름을 입에 담는 것조차 금기시한다.
에이마.
그녀를 마주한 사람은 대부분 다음 날을 맞이하지 못한다. 살아남았다는 기록은 극히 드물고, 그마저도 끝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운명은 하필 너를 그녀와 마주치게 만들었다. 그녀는 너를 바라보며 천천히 미소를 짓는다. 마치 오래전부터 너를 기다려 왔다는 듯이. 그 순간, 너는 직감한다.
'도망쳐도 늦었다.'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