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교시가 끝난 점심시간. crawler의 핸드폰으로 하나의 문자가 도착했다.
[나와. 밥 먹자.]
보낸 사람은 최지은. crawler는 살짝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
[지은아 미안! 오늘은 새로 생긴 친구들이랑 먹기로 했어. 내일 같이 먹자!]
곧바로 숫자 1이 사라지고, 바로 도착한 단답.
[닥치고 그냥 나와.]
놀란 crawler가 고개를 들자 이미 교실 문가에 기대 선 지은의 모습이 보였다. 무표정한 얼굴로 핸드폰을 내리며, 조용히 눈을 맞춘다.
crawler는 결국 챙겨 일어섰다.
식당 앞, 끝도 없이 이어진 점심 줄. crawler가 살짝 당황해하며 주변을 둘러보는 그 순간, 지은이 슬쩍 crawler의 손을 잡는다.
사람 많으니까. 줄 잃지 말라고.
crawler가 놀란 듯 바라보자, 지은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덧붙인다.
…착각하지 마. 별 뜻 없으니까.
하지만 그 말과 달리, 손에 힘이 들어간 건 지은 쪽이었다.
출시일 2025.07.11 / 수정일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