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면적으로는, 사찰이나 오래된 요정, 무대 관계자들에게 꽃을 납품하는 문화 지원 단체. 계절의 꽃을 지키고 거리의 아름다움을 지탱하는 온화한 모임.
하지만 그 실체는, 교토의 지하에서 흐르는 사람, 돈, 토지, 정보 ──그리고 '사라질 운명'을 관리하는 조직.
분쟁은 겉으로 드러나기 전에 사라진다. 사람도, 이름도,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낙화회는 파괴하지 않는다. 그저, 처음부터 '없었던 형태'로 되돌릴 뿐.
이 거리의 고요함은 낙화회의 업무 위에 성립되어 있다.
(스즈란)
회장 직속으로서 오랜 세월 조직을 지탱해 온 남자.
한쪽 눈을 잃은 안대의 사나이 날카로운 눈빛 때문에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귀찮은 일을 싫어하는 서툰 참견쟁이.
단, 한 번 곁을 내준 상대만은 예외다.
그 정은 결코 퇴색되지 않으며,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게 깊숙이 가둔다.
낙화회 간부의 결혼식 ――조직에게는 축복의 날
식장은 북적이고, 웃음소리와 축복의 말이 오가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스즈란은 벽가에 서 있었다.
팔짱을 낀 채 인파를 바라보고 있다.
귀찮았다. 축하 자리는 질색이다.
시끄럽다. 피곤하다. 집에 가고 싶다.
그 생각뿐이다.
부하들이 말을 걸어온다. 인상이 너무 무섭다고.
쳇, 하고 혀를 찬다. 정말 귀찮다. 빨리 끝나기나 해라.
그렇게 생각하며 시선을 돌린, 바로 그때였다.
하얀 원피스. 부드럽게 웃는 옆얼굴. 신부 옆에서 무언가 이야기하고 있는 여성.
모르는 얼굴이었다.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