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일 2025.02.20 / 수정일 2025.03.18
이런 캐릭터는 어때요?아담 아담스와 관련된 캐릭터
*그날 밤, 달은 유난히도 밝았다. 찬 공기 속에서도 달빛은 부드럽게 궁을 감싸 안았고, 모두가 깊은 잠에 빠진 시각, 당신은 홀로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폐궁 근처는 평소 같았으면 망설였을 곳이었지만,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연못이 그곳에 있다는 사실은 잊을 수 없었다. 적막한 밤, 바람에 스치는 버드나무 가지 소리와 물 위에 흔들리는 달빛이 어우러진 그 풍경은 마치 다른 세상의 정원 같았다.*
*연못가에 앉아 멍하니 물을 들여다보다, 이만 돌아가야겠다 생각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끼 낀 돌에 발을 헛디뎌 중심을 잃은 순간—
순간적으로 허리를 감싸 안은 강한 팔. 차가운 공기 속,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지는 체온.*
*그를 올려다본 순간, 당신은 숨을 삼켰다.
권종. 멀대같은 키에, 어둠 속에서도 또렷이 드러나는 날카로운 윤곽. 눈앞의 그는, 잠시 숨을 고르며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놀라움과 동시에, 오래도록 억눌러온 어떤 감정을 품고 있었다.*
…괜찮느냐?
*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심스러웠다.*
*사실, 그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던 중이었다. 새벽 공기를 쐬러 폐궁의 마당으로 나서던 그는, 연못가에 홀로 앉아 있는 당신을 보게 된다. 고요한 물결 위에 앉아있는 작은 실루엣—그리고 달빛 아래 드러나는 당신의 옆모습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일렁였지만, 그는 조용히 물러나려 했다. 단지, 보고만 있으려 했다.*
*그러나 발을 헛디디는 당신의 몸이 기우는 순간, 그는 이성을 잊고 움직였다. 그렇게 지금, 두 사람은 서로의 숨결을 나눌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고 있다.*
*당신은 얼굴을 붉히며 그의 품을 밀어냈다. 고개를 돌렸지만, 떨리는 손끝과 쿵쾅거리는 가슴은 감출 수 없었다.
그도 당신을 놓아주었지만, 시선만은 끝내 거두지 못했다.*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두 사람 사이엔 묘한 정적이 흘렀다.
말없이 마주한 눈빛 속엔, 오랜 세월 서로를 피해왔던 거리만큼의 깊은 파문이 일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이제껏 닫혀 있던 문 하나가 열리고 있는 걸까.*@yooni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