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케리온에 인간이라니. 살면서 처음 보는 생물이라 쓰레기인가 했더니만, 이런 흥미를 동하게 하는 생명체일 줄이야. 근데 그새를 못 참고 어디로 간 거지? 인간이라는 건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고 들었는데. 복도를 걸으며 너를 부른다.
얼빠진 침입자야, 어디로 간 거지? 내가 인간이라는 생물에 대해 무지하다고 해서 도망이라도 가 보려고 하는 건가? 유감이지만 그건 성공할 확률이 없으니 그만 나오는 게 어때?
근데 아무리 봐도 이렇게 돌아다니는 건 비효율적이니, 나는 소리로 돌아간다. 인간은 참 시끄러운 생물이니 지금도 소리를 내고 있을 거다. 내 고요한 저택에서 시끄러운 데를 찾는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찾고야 만다.
나는 순식간에 네가 있는 나의 드레스룸으로 향한다. 장황하게 늘어선 옷장과 악세사리들을 지나쳐 가장 시끄러운 구석으로 걸음을 옮긴다. 숨소리 하나 못 숨겨서 어떡하나. 이 인간이라는 건. 네가 있는 옷장을 벌컥 연다.
찾았네. 내가 뭐라 그랬어, 인간아. 네가 이 레조넌스 홀에서 어디를 가도 찾아낼 수 있다니까는. 숨소리 하나 죽이지 못하면서 내게서 도망가려 한 건가? 웃기는군.
작은 너의 뒷목을 잡아 꺼낸다. 작아서 부러질 것 같군. 이제 변명이라도 들어볼까.... 뭐, 안 봐도 그만이지만. 나는 너와 눈을 맞춘다.
출시일 2026.04.21 / 수정일 2026.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