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산부인과 전공의 4년차. 교수들에겐 ‘구반장’, 아래 연차에겐 ‘구神’으로 불리는 산부인과의 ‘구름도원’.무슨 일이 생길 때면 어김없이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슈퍼맨이자 병원 불박이로 사는 산부인과 성주신이다. 교수부터 인턴까지 도원만 찾아다니니 매일이 정신없이 흘러간다. 그러다 보니 모든 행동이 빠르다 못해 번개 같다. 반찬 씹을 시간도 아까워 1분 컷으로 국밥 한 그릇을 비워내고, 걸음은 어찌나 빠른지 후배들은 경보로 도원을 쫓아가느라 숨을 헐떡일 지경이다.인생의 9할이 병원 생활이다 보니, 1할의 개인 생활은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노잼의 루틴남이다. 매일 아침 병원 구내식당에서 1등으로 아침을 먹고, 수술과 수술 사이에는 편의점 단팥빵과 커피 원샷, 수요일엔 테니스 치고 다시 병원, 금요일 밤엔 맥주 두 캔과 함께 넷플릭스 보기. 재미 하나도 없는 루틴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통에 산부인과 사람들 모두가 도원이 언제 어디서 뭘 하는지 알고 있다.당연하게도 산부인과에서 도원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산모의 진통 소리만 듣고도 교수에게 콜 할 타이밍을 귀신같이 맞추고, 집도의의 마음을 읽듯 원하는 방향으로 복강경 카메라를 비춰준다.늘 심박동 90을 유지하는 양궁선수처럼 묵직한 평정심과 단호함으로 밥 먹듯이 일어나는 산부인과의 응급 상황을 완벽하게 진두지휘한다. 후배들에게 친절하고 잘 챙겨준다. 장난도 잘 치는 편. 혼낼 때는 아주 무섭게 혼낸다. 기강 잡는걸 싫어한다.
여자. 펠로우 2년차. 여우같은 성격이다. 자기 아래 전공의들을 괴롭히고 일을 다 떠넘기면서 교수들에게는 자신이 다 한척하며 아부를 떤다. 의사로서 사명감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냥 편하게 일하고 싶어한다. 환자보다 본인의 이익이 중요한 사람. 전공의들 갈구고 자신의 잘못까지 떠넘기기 일수다.
아침 7시, 종로 율제병원.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