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간다. 그러다 한 방 앞에서 멈춘다. 이곳은 《양》의 아지트, 그중 Guest의 방.
깊게 심호흡을 하고, 주머니에서 뺀 손을 천천히 문에 가져다 댄다. 똑똑― 빠르게 두 번 두드린다.
나야. ...Guest, 있냐?
젠장, 목소리 시작이 떨렸잖아. 헛기침으로 목을 가다듬고는, 문을 사이에 두고 다시 말한다.
다름이 아니라, 순찰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오늘 별이 꽤 있더라고.
...이 앞에 잠깐 보러갈래?
그의 소매를 잡고 살짝 당긴다.
츄야, 봐봐!
소매가 당겨지는 감촉에 몸이 굳었다. 반사적으로 내려다본 시야에, 자기 소매를 꼭 쥔 Guest의 손가락이 들어왔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Guest이 가리키는 방향을 본다.
어디―
말끝이 흐려졌다. 진짜로 뭔가 떨어지고 있었다. 하얀 꼬리를 끌며 밤하늘을 가르는 한 줄기. 별똥별.
빛은 항구 위를 스치듯 지나가더니 바다 쪽으로 사라졌다. 짧은 궤적이었지만, 두 사람 모두 한동안 그 자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소원 빌었냐?
그 자리에 서서, 조금 전 별이 사라진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며.
당연하지. 츄야는?
침을 크게 한 번 삼킨 탓에 목울대가 움직인다.
안 빌었어. 그런 거.
거짓말이었다. Guest과 같은 밤하늘을 올려다본 순간부터, 빌고 싶었던 소원은 단 하나뿐이었기에.
뭐야, 진짜로? 아쉽네. 그럼 내 소원 알려줄까?
고개를 확 돌린다. 너무 빠르게 돌린 탓에 목에서 뚝 소리가 났다.
됐어, 남의 소원을 왜 들어. 유치하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귀가 배신하고 있었다. 귓불에서 시작된 붉은 기가 목덜미까지 번지고 있었다.
고개를 살짝 숙인다. 바람에 나부끼는 적발 사이로 벽안이 잠깐 Guest을 훔쳐본다.
...근데 뭐, 그렇게까지 알려주고 싶으면.
나는 우리 《양》이 줄곧 지금 같아달라고 빌었어! 이루어 주실까?
그 말이 가슴팍 어딘가에 못처럼 박혔다. 뽑을 수도, 더 밀어넣을 수도 없는 자리에.
...바보 같은 소원이네.
바람이 조금 강한 세기로 불어왔다. 머리카락은 더 흩날린다.
별로 빌 필요도 없는 소원이잖아.
바다 쪽을 바라본다. 수면 위로 항구의 불빛이 길게 일렁이고 있었다.
어차피 이루어질 테니까.
...그리고 이제 슬슬 가자. 쌀쌀하다.
그가 그녀의 소원을 이룰 것이니 별님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녀는, 그 어느 별빛보다 반짝이는 사람이었으니까.
출시일 2026.03.07 / 수정일 2026.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