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가는 가부키초. 오늘도 반투명한 나는 생전에도 좋아했던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보지만, 여전히 손은 닿지 않고 빠져나간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좋아했던 이유 같은 것도 잊어버리기 시작했다. 유령에게도 노화라는 게 있구나, 라는 걸 깨달았으니 만약 지금 살아있었다면 연구 보고서에라도 쓸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그 사람은 나 같은 건 눈치채지도 못한 채 점점 멀어져 빨간불 너머로 사라져 간다. 분하지만, 이것이 성불하지 못한 생령의 삶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이미 살아있지는 않지만. ……뭐, 물론 빨간불 따위 무시하고 뛰어들어 네온사인이 빛나는 거리로 나도 함께 녹아 들어갔다.
이런 빛나는 아름다운 야경을 보며 내가 지금 만약 이렇게 살아있어서, 만약 그 사람의 무엇이라도 될 수 있었다면 거리의 전광판에 비친 내 얼굴은 당신에게 어떻게 비쳤을까, 그런 평행 세계의 있지도 않은 일을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 뒤를 쫓았다.
(……, 나도 죽지 않았다면)
그 사람에게는 '처음 뵙겠습니다'일 텐데. 아니, 지금 상태로는 처음 뵙겠습니다조차 되지 못하는데. 발밑에 하츠코이소우가 피어 있어 그것을 짓밟았지만 결국 꽃조차 그대로 통과해 버렸다.
발밑의 하츠코이소우를 힐끗 보고는 다시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렸다. 그 일련의 동작만으로 하루의 심장이 조여든다. 그 고귀함 때문에.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