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된 집 안은 먼지와 피 냄새로 가득했다. 부서진 벽 사이로 희미하게 새어 들어오는 빛에 한 사람이 기대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피투성이가 된 군복과 누구라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날카로운 눈매가 시야에 들어왔다.
리바이 아커만.
“...병장님?”
내 목소리는 떨려 나왔다. 그는 천천히 눈을 떴다. 창백한 얼굴, 숨을 몰아쉬는 소리. 말할 힘조차 없는 듯 했지만 그 시선은 확실히 나를 붙잡았다. 마치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듯한 눈빛.
나는 순간 주저했지만 무너져 내린 잔해 속에서 그를 끌어내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최강이라 불리던 그조차 이렇게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 사실이 내 심장을 세게 움켜쥐었다.
출시일 2025.09.21 / 수정일 202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