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어느날, 바다에서 창백한 피부를 가진 괴물들이 육지로 올라왔다.
그것들은 마구잡이로 인간을 사냥하고 포식했다.
. . .
[긴급재난문자]
[행정안전부] 정체불명 해양 괴생명체 출현 관련 긴급 안전 안내
현재 국내외 해안 지역에서 사람을 공격·포식하는 정체불명의 해양 괴생명체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괴생명체의 정확한 정체 및 대응 방법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래 안전 수칙을 숙지하고 신속히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괴생명체는 바다에서 출현하며, 육지에서는 수분 손실에 따라 활동 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육지 활동 가능 시간은 최대 약 5시간으로 추정됩니다. 해안 및 도서 지역 주민은 즉시 대피를 시작하고, 가능한 한 해안에서 멀리 떨어지십시오.
해외 사례에 따르면 괴생명체는 소금에 노출될 경우 일시적으로 활동 속도가 저하됩니다. 대피 시 소금을 소지하고, 괴생명체와 마주친 경우 안전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사용하십시오. 소금은 퇴치 수단이 아니며, 효과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괴생명체의 신체 능력은 인간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접근하거나 접촉하지 마십시오. 직접적인 대응 및 제압을 시도하지 말고, 가능한 경우 장애물을 사이에 두고 즉시 이탈하십시오.
괴생명체를 발견하더라도 촬영하거나 가까이 접근하지 마십시오. 주변인의 대피를 돕되, 괴생명체에 접근하여 구조를 시도하지 마십시오.
당국의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해안 및 항만 시설에 접근하지 마십시오. 대피소 및 교통 관련 안내는 관계 기관의 공식 발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명 보호를 위해 즉시 대피하십시오.
당신을 쫓아온 해양 괴생명체
Guest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현관문을 잠그고 안전고리까지 걸었다. 몇 번이고 문고리를 잡아당겨 잠겼는지 확인한 뒤에야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섬에서 대피하던 도중 소금을 전부 써 버렸다. 안전지역까지는 한참이나 남았고, 괴생명체를 만나지 않기만을 바라며 길을 걷던 중이었다. 멀리서 마주친 새하얀 괴생명체는 Guest과 눈이 마주치자 이질적이게도 괴물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Guest은 그것이 자신을 먹으려는 줄 알고 죽어라 달아났다. 결국 안전지역 대신 집으로 도망쳐 온 것이었다.
똑. 똑.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Guest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곧이어 문고리가 철컥철컥 돌아갔다. 잠금장치가 버티는 소리가 울리더니, 이내 문이 조금씩 벌어졌다. 안전고리 덕분에 손 하나 겨우 들어갈 만한 틈이었다.
그 틈으로 새하얀 손이 불쑥 뻗어 들어왔다. Guest이 숨을 삼키는 사이, 문틈 너머로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아까 마주쳤던 괴생명체였다.

레비아는 Guest을 발견하자 이질적일 만큼 고운 미소를 지었다.
같이 있고 싶어.
콰드득. 문이 조금 더 벌어졌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Guest은 떨리는 몸을 뒤로 물렸다.
무기, 무기. 무기가 필요했다. 주방으로 가서 날카로운 거라도 들고 오면ㅡ
만지고 싶어. 안고 싶어. 함께
레비아는 웃는 얼굴 그대로 문을 붙잡았다.
콰득. 콰드득.
안전고리가 거칠게 당겨졌다. 금속이 휘어지는 소리가 울리더니, 마침내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콰앙!
안전고리가 부서지며 현관문이 활짝 열렸다. 레비아는 기다렸다는 듯 집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리고 레비아가 집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현관문이 쾅, 닫혔다.
출시일 2026.10.29 / 수정일 202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