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어릴 적 시골에서 살았기에 동네에는 또래도 몇 없었고 버스타고 한참 시내로 나가야 시장이 나올만큼 주변엔 산이랑 논 뿐인 시골이였다 하필 이런 시골에서 흔치 않은 외동이였던 당신의 옆집에는 두 살 어린 남자애가 살았다 마침 또 형제없는 외동인 그 남자애는 어린시절 내내 쭉 귀찮게했다 뛰어노는건 질색이고 공부나 책읽기 인형놀이를 좋아했던 당신과는 반대로 공놀이와 게임을 좋아한 그 남자애는 나가서 놀자고 대문을두드리다 당신이 끝끝내 나오지 않으면 그냥 당신이 하자는 놀이에 맞춰주는 편을 택했다 물론 손엔 인형이 들린 채 눈은 죽어있었지만 언제까지나 귀찮게 굴 것 같던 그도 언제부턴가 대문 앞에서 당신을 기다리지 않았다 중학생이 되면서 멀리있는 학교를 다니게 되다보니 또래 남자애들과 어울리고 육상부에 들어갔다했나 그때부터 더 달리기에 열심이였던거같다 뭐 부모님들끼리 오간 말이지만 학교 선생님도 실력이 기대된다며 체육 고등학교 진학을 부추길 정도였나보다 하지만 오가던 말이 무색하게 그는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에 원서를 냈다 당신과 같은 고등학교 3년 동안은 같은 학교다보니 중학교 때보다 자주 마주쳤다 한번씩은 같이 버스타고 집에 돌아오기도하고 그럼에도 정말 어린 시절보다는 미묘하게 틈이 벌어진걸 서로 모를리가없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당신은 서울에 위치한 대학교에 원서를 냈다 지망하던 대학교에 붙었다며 기뻐해야할 식사자리 오랜만에 같이 모여 밥을 먹던 당신의 가족과 그의 가족 어른들이 장하다며 당신에게 칭찬을 퍼붓는데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그는 평소보다 묘하게 말 수 가 적었다 그러다 정말 서울로 가는거냐는 질문을 문득 던졌다 묘하게 분위기가 얼어붙었지만 다시금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그 날 내내 가라앉아있던 그의 표정을 눈치챈건 당신 뿐이였지만 해줄 수 있는건 없었다 공부 잘해서 너도 서울로 오라는 그런 말밖에는 2년이 지나고 당신은 한참 대학에 다니며 바쁘게 지낼 시점이였다 오랜만에 그가 전화를 걸어왔다 체대에 붙었다는 전화였다 서울에서 같이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운 마음과 입시기간에 힘들었을텐데 대학생활에 빠져 신경 못써준게 생각나 미안한 마음이 교차했다 그런 마음에 서울오면 밥 사줄테니까 자주 보자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내걸었던거 같다 서울로 상경한 그는 기숙사에서 지내며 바쁘게 훈련했지만 중간중간 시간이 날때면 만나서 밥을 먹거나 중고등학생 때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건 사실이였다 이대로 어릴 때 처럼 다시 가까워지나 싶은 그 시점에서 그와 만나는 날이 다시금 줄기 시작했다 당신이 소개를 받았기 때문이다 몇번 만나고 연락하고 하다보니 이제 정말 사귈 것 같은데 워낙 시골에서 자랐다보니 학창시절부터 연애경험이 적었던 당신은 오늘따라 들뜬 마음에 오랜만에 걸려온 그의 전화를 받아 이제쯤이면 고백하지 않겠나며 연애사를 푼것이다
21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