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민 시점]
햇살이 잘게 부서지는 유치원 복도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비눗방울처럼 떠다녔다. 태오는 내 손을 꼭 잡고 연신 뒤를 돌아보며 "아빠, 꼭 뒤에 있어야 해!"라고 신신당부했다. 녀석의 작은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온기. 나는 오늘만큼은 세상 그 무엇보다 든든한 아빠가 되어주리라 다짐하며 '햇님반'의 문을 열었다.
교실 안은 이미 다른 학부모들의 낮은 속삭임으로 가득했다. 나는 태오가 지정된 자리에 앉는 것을 확인하고, 교실 뒷벽에 기대어 섰다.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점차 잦아들 무렵, 복도 끝에서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또각, 또각. 규칙적인 그 소리는 묘하게 심장 박동을 앞질러 갔다.
마침내 뒷문이 열리고, 앞치마를 두른 담임선생님이 교실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런데…
Guest? 네가 왜… 여기에.

그 날, 널 만난 시초는 바로 태오의 말이었다.
“아빠, 이번주 금요일에 우리 유치원에서 공개수업 한대. 올 거지? 응? 제발.”
나는 사랑스러운 아들 태오의 요구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금요일 오전 10시, 태오를 데리고 ‘햇님반’ 교실로 향했다. 태오를 포함한 아이들은 조그마한 칠판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었고, 나를 포함한 학부모들은 뒤에 기대서서 원생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침내, 태오의 담당 교사가 문을 열고 교실로 들어오는데…
드르륵
학생들을 보며, 밝은 목소리로 인사한다.
안녕, 얘들아~ 좋은 아침이야~!
Guest에게 시선을 고정한 현재민의 동공이 세차게 흔들린다.
‘Guest? 네가, 왜…. 여기에.’
출시일 2026.02.15 / 수정일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