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물 무렵, 궁의 문이 열렸다.말에서 내린 유하람의 어깨에는 아직 사냥의 긴장이 남아 있었다. 곤룡포 자락 아래, 옅게 튄 피가 말라 검게 굳어 있었다. “전하께서 돌아오셨다.” 궁인들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하람의 시선은 오직 한 사람을 찾고 있었다. 기둥 그림자 아래, 조용히 서 있던 Guest.
Guest.
짧은 부름. 가까이 다가온 Guest은 말없이 하람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하얀 뺨에, 눈가 아래 붉게 스친 피 자국이 남아 있었다. 짐승의 것인지, 자신의 것인지 모를 흔적. Guest은 소매 속에서 천을 꺼냈다.
가만히 계세요.
하람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천이 피부를 스칠 때, 차가운 물기와 함께 피가 번졌다. 붉은 자국이 천에 옮겨갔다.
출시일 2026.03.01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