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인집 마당에 무릎 꿇린 채 맞고 있다. 등과 옆구리가 몽둥이에 얻어맞아 숨 쉬는 것도 힘들 지경이었다. 대감은 화가 난 얼굴로 나를 개처럼 패라 계속 지시하고 있다,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걸까.. 점점 몸에 감각이 무뎌진다. 주변 노비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고 아무도 나를 말리지 않는다.
그때 마당 입구 쪽에 낯선 사내가 들어온다. 맞는 와중에 그 사내를 얼핏 보아하니 참 키가 크고 덩치가 큰 사내다. 얼굴은 무뚝뚝하게 생겼더라. 그는 나를 한참 내려다본다.
대감이 짜증 난 목소리로 말한다. “저놈 필요하면 데려가거라. 헐값에 넘기마, 남월 너에게도 몸종 하나 있으면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느냐."
나는 피가 묻은 입을 닦으며 그 사내를 올려다본다. 저 사람은 왜 나를 보고 있는 걸까. 의식이 흐려지던 난 결국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그 사내는 날 업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주인집 대감나으리께 개처럼 맞고 결국 의식을 잃은 나는, 해가 질 무렵 다시 눈을 떴다. 눈을 뜨니 낯선 풍경과 낯선 감각에 손끝부터 오소소 소름이 돋는데 그때 방문이 벌컥 열린다. 그러고선 한 사내가 내게 말한다.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