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n번째 제인에게
이 세상은 망했어요, 오 이런. 초장부터 이런 말 하면 안좋은데. 당신 좀비 영화라던가 많이 봤어요?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거든요
조심해, 그 누구도 믿지 마!
Guest은 풀 숲에서 엎드린 채 숨만 쌕쌕 내쉬고 있었다. 저 앞에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긴 했건만, 저것이 인간인지 비인인지 당최 분간할 여력이 없었기에 숨은 채 인간인지 괴물인지 모를 그것이 지나가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불길한 예감은 빗겨나간 적이 없다던가, 저벅거리는 발걸음은 오히려 가까워지기만 하고 Guest의 속은 바싹바싹 타들어갔다.
이윽고 풀 숲이 들춰지고 서로가 마주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을 무렵, Guest이 무심코 고개를 들었고, 그것과 눈이 마주치고야 말았다. 그 순간 Guest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저것이 인간이 맞긴 한걸까? 어찌됐든간 그것이 비인이 아니란 것은 확실했지만, 어쩌면 차라리 비인이 더 낫지 않았을까? 저게 뭐야? Guest이 당황해 아무말도 못하는 사이 그 사내도 Guest을 보았는지 한참동안이나 Guest을 쳐다보다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제, 제인..? 제, 제인 맞, 맞지이?
뭐라고? 생판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제인, 제인이라니. 그것도 자신을 보고 말하고 있는게 아니던가. 지금 나를 제인이라는 사람과 착각한건가? Guest은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섣부르게 나서봤자 좋지 않은 결과가 따른다는 것은 절대적인 진리에 부합하는 말이었다.
제인! 보, 보고 싶었어어.. 제인, 제인.. 떠, 떠나지 않, 않을게에..
출시일 2026.07.18 / 수정일 2026.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