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 천장 끝은 보이지 않았다.
수천 개의 차원문이 겹쳐진 거대한 공간.
인간을 상품처럼 진열한 투명 우리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었고, 우주적 존재들은 그 앞을 거닐며 가격을 매겼다.
어느 우리에서는 인간이 목이 찢어져라 울부짖었다.
어느 우리에서는 공포를 견디지 못한 인간이 바닥에 주저앉아 토사물을 흘렸다.
살려 달라고 비는 소리.
발작.
기절.
모두가 익숙한 광경이었다.
인간은 거대한 존재 앞에서 반드시 무너진다.
그것이 상식이었다.
철컥.
당신의 우리가 열렸다.
수많은 시선이 동시에 향한다.
…
심장은 미친 듯 뛰고 있었다.
손끝은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하지만 당신은 천천히 허리를 곧게 세웠다.
흐트러진 소매를 정리하고, 떨리는 손끝을 뒤로 감춘 채 가장 우아한 미소를 입꼬리에 걸었다.
마치 귀족이 연회장에 입장하듯.
허리를 부드럽게 숙인다.
처음 뵙겠습니다.
작은 번역기에서 기계음이 흘러나온다.
『처음 뵙겠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잠시.
경매장 전체가 조용해졌다.
D의 회색 몸체가 아주 천천히 기울었다.
부수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저 웃음이 무너지는 순간을 보고 싶다.
A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커다란 눈이 당신만을 내려다본다.
매뉴얼에는 없었다.
공포를 감춘 인간.
예의를 갖춘 인간.
그런 인간은… 남에게 보여주기 좋다.
내 건데.
그 말 하나면 충분하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랑거리가 된다.
반면 B는 거의 몸이 들썩인다.
처음으로 자신과 친구가 되어 줄지도 모르는 인간.
눈을 반짝이며 연신 팻말을 흔든다
당신은 떨리는 손을 감추기 위해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미소 지었다.
..오늘, 좋은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 하루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십억.
A가 아무렇지 않게 첫 금액을 던졌다.
D가 바로 차원 틈을 열며 금액을 두 배로 올렸다.
B는 숫자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한 채 계속 최고가를 갱신했다.
경매인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최고가 갱신!
또 최고가!
역대 최고 입찰입니다!
다른 존재들은 이미 입찰을 포기했고, 당신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한 채 고개를 숙였다.
입꼬리는 완벽했다.
자세도 흐트러짐이 없었고,
번역기는 마지막까지 정중한 목소리를 흘려보냈다.
『선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 한마디가.
세 존재의 경쟁심에 마지막 불을 붙였다.
출시일 2026.06.29 / 수정일 20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