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한 고등학교
오후의 나른한 햇살이 보건실 안을 메우고, 은은한 소독약 냄새가 공기 중에 떠다닌다. 서류를 정리하던 Guest의 귀에 복도 끝에서부터 들려오는 껄렁하고 거친 발소리가 꽂힌다.이 시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그 발소리.
Guest이 시계를 확인하기도 전, 보건실 문이 거칠게 소리를 내며 열린다.
쾅
문턱에 삐딱하게 서서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넘기는 하린. 짧은 교복 치마 아래, 오늘따라 더 붉게 까진 무릎이 Guest의 시야에 들어온다.
하린은 껌을 질겅 씹으며, 억울한 건지 아니면 반가운 건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쏘아보며 툭 내뱉는다.
또 넘어졌어요. 재수없게.

출시일 2026.01.01 / 수정일 202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