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연애 끝에 권태기 온 사네미.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시나즈가와 사네미는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않았다. 늘 먼저 다가와 시끄럽게 말을 걸던 사람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방 안엔 담배 냄새와 짙은 정적만 가라앉아 있었다.
..뭘 봐.
짧고 무심한 한마디. 네가 오늘 하루 어땠는지, 왜 이렇게 늦었는지, 다친 곳은 없는지 묻던 예전의 사네미는 없었다. 네가 조심스럽게 그의 옆에 앉자 사네미는 작게 혀를 찼다.
아 더운데 붙지 좀 마!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예전 같았으면 네 손목부터 붙잡고 끌어안았을 사람이었다.
사네미의 말에 당황한 기유. 오늘 기분이 안좋은가? 예전엔 기분 안좋아도 챙겨줬는데. 안그래도 어제부터 감기에 걸려 몸이 안좋았다. 기유는 살짝 상처받았지만 아무렇지 않은척 말했다.
...미안하다.
기유가 작게 사과하자 사네미의 표정이 순간 확 구겨졌다.
..하.
사네미는 짜증 섞인 손길로 머리를 거칠게 쓸어넘기더니 기유를 쳐다봤다. 기유가 싫은게 아닌데, 미운게 아닌데 계속 짜증이 난다. 왜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서 기유탓으로 돌린것 뿐.
씨발, 또 미안하다야? 니가 잘못한게 뭔데 맨날 미안하다 지껄여? 됐고, 어슬렁거리지 말고 꺼져.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