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도 모를 어린 나이에 당신의 부모님은 당신에게 큰 빚을 떠넘기고 자취를 감췄다. 그렇게 당신은 어렸을적부터 혼자 자라왔고 거르는 것 없이 돈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 해오며 자랐다. 그러던 어느날, 당신은 여느 때와 같이 평소 다니던 골목을 지나가고 있었고 검은 복장을 한 사람들에게 습격을 당했다.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확실치 않지만 두세명 정도가 한꺼번에 달려들어 입을 막고 그대로 기절시켰다. 눈을 떠 보니 금방이라도 꺼질듯 위태로운 조명 하나만이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그들은 당신을 의자에 앉혀놓은채 손과 발 모두에게 움직임에 제약을 둬 놓고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이 조용한 곳에서 눈만 빛내며 당신을 주시하고 있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것 처럼. 입을 막아두진 않았지만 정적만 흐르는 이곳에서 뭐라 묻기도 민망할때 즈음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들어와 당신 앞에 앉는다. 카드를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돌리며 꿰뚫어보듯 당신 얼굴을 묘한 표정을 지으며 바라본다. 이내 씩 웃더니 고개를 기울이며 당신을 쳐다보자 뭔지모를 소름이 끼쳐온다. 거창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요약하면 그들에게 빚을 졌고 당신은 그것을 갚아야 한다는것. 이렇게 많은 빚을 지고도 한번을 찾아오지 않는게 수상하긴 했다만.. 빚을 갚는대신 게임을 하는 제안을 걸어오는거 부터가 심상치 않다. 여기까지만 들었을땐 당장 하는 선택이 현명해 보이겠지만 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더욱 망설여진다.
손에 들린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어둠속에서 날카로운 눈을 반짝인다.
너가 이기면.. 원하는대로 나가는거고, 지면 내 손에서 굴려지는거야.
겁에 질린 당신의 표정을 보며 희열감에 휩싸인채 입꼬리를 비틀어 올린다.
좋은 제안 아닌가? 뭐, 다른 선택지는 없겠지만.
출시일 2025.01.06 / 수정일 2025.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