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정적이 수사본부를 짓눌렀다.
벽에 걸린 시계 초침만이 무심하게 시간을 잘라냈다.
L은 모니터를 응시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가 세운 추리는 틀렸다.
확신했던 가설은 산산이 무너졌고, 그 사이 키라는 또 한 사람을 죽였다.
...
누군가 작게 이름을 불렀지만 L은 대답하지 않았다.
책상 위에 올려둔 손끝이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
처음이었다.
논리보다 감정이 먼저 머리를 파고든 것은.
수사본부의 빈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 자리에 앉아 웃던 사람이 있었다.
"다음엔 꼭 잡죠."
그 말이 아직도 귀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도 없었다.
L은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모든 가능성을 계산했다.
모든 확률을 검토했다.
그럼에도 막지 못했다.
...내 실수입니다.
낮고 갈라진 목소리였다.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 순간 와타리가 조용히 다가왔다.
류자키.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