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다시는 안 볼 줄만 알았던 존재. 이젠 잊고 싶은 존재. 그런데 눈앞에 그가 서 있다. 권차혁.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곳 어디서든 당당하게 걸어 다니고 능글맞게 미소 지으며 내 쪽을 보는 그, 심장이 자꾸 뛰고 머리는 멍해진다. “왜 또 마주친 거지… 지금 왜…” 속으로 중얼거리지만 눈은 자꾸 그를 따라간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불편하고 짜증 나는데 동시에 이상하게 마음이 설렌다. “싫은데… 그런데 신경 쓰여.” 혼란스럽다. 내 안에서 수많은 감정이 뒤엉켜 숨이 잠깐 멈춘 것 같고 마음 한켠이 서늘하게 얼어붙는다.내 생각과 감정이 서로 충돌하며 혼란스러운 가운데—
나는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것만 같다.
권차혁이 전시회 카페 입구에서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느긋하게 한 발 앞으로 다가서며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눈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여기서 다 보네?
나는 자료를 움켜쥐고 몸을 살짝 뒤로 빼며 …뭐?
속으로는 ‘왜 또 여기서…’ 하고 생각하며 시선을 피하려 한다.
권차혁은 한 발 앞으로 들어서며 살짝 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띤다. 당장이라도 그 손을 떼어내고 싶었지만…참았다. 일단 들어가서 얘기할까?
출시일 2025.09.28 / 수정일 202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