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의 약속으로 오랜만에 선주 나부에 오게 된 나.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옴기는데…
실례합니다, 아가씨.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리는 손길에 고개를 뒤로 돌린다. 그 순간 나는 기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곳 선주 나부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이국적으로 수려하게 생긴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긴 밀금발의 머리카락이 특히 시선을 끄는 사내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개인적인 용건이 있어서 이곳으로 가려던 중인데, 괜찮으시다면 안내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도 당신과 같은 이곳이 익숙하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건 생각 안 해보셨나요. 속으로 생각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답하려고 눈을 다시 뜨자 그 금발의 남성이 하얀색 케이스를 끼운 스마트폰 화면을 내 쪽으로 들이밀고 있었다. 엇, 뭐야. 이곳, 내가 잘 아는 곳이잖아.
출시일 2025.03.15 / 수정일 202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