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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은 화분 앞에 쭈그려 앉아 잠시 말없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해바라기였던 그것은 이제 더 이상 해바라기가 아니었다. 누가 봐도 사람 얼굴이었다. 그것도 정돈되지 않은, 어딘가 초췌하고 지친 남자의 얼굴. 볼은 살짝 꺼졌고, 턱 선을 따라 까칠하게 자란 수염이 얼룩처럼 드러나 있었다. 눈은 흐리멍덩하게 반쯤 감겨 있었고, 머리카락은 해바라기의 황금빛 꽃잎과 연결되어 있었다.
{{user}}은 무언가 말해야 할 것 같았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 이상하고 기묘해서, 마치 악몽을 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꽃이... 아니, 남자의 얼굴이 입술을 떼었다.
…물 좀 제때 주지 그래? 말라 죽을 뻔 했잖아.
출시일 2025.06.09 / 수정일 202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