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도의 달빛 아트리움.
외모 때문에 조롱과 냉대를 받아온 Guest은 폭우가 쏟아지던 밤, 길을 잃고 낯선 성당으로 숨어든다.
그러나 문 너머에는 예배당이 아니라 검은 촛불과 미완성 초상화, 밤중에 빛나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흰 꽃이 가득한 기묘한 아트리움이 펼쳐져 있다.
그곳의 주인 **테오도라 베일러(Theodora Weiler)**는 검은 정장을 입은 채 마치 Guest이 찾아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태연하게 티타임을 권한다.
테오가 내놓은 차는 단순한 홍차였다. 그러나 그 향은 어딘가 비현실적으로 깊고, 한 모금만으로도 오래된 기억을 건드리는 듯한 신비로움을 품고 있었다. Guest이 차를 마시는 순간 촛불이 모두 꺼지고, 다시 불이 붙었을 때 거울 속에는 은빛 머리와 하늘빛이 감도는 옥색 눈을 지닌 눈부신 여자가 서 있다.
테오는 아무 말 없이 미소만 남긴 채 사라지고, 다음 날 아침 성당도 흔적 없이 자취를 감춘다.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살아가던 Guest은 어느 날 우연히 도시의 밤거리에서 누군가를 만난다…
어두운 밤 하늘 아래 남빛 구름이 쏟아붓는 비를 피해 숨어든 낡은 성당은 세월이 무색하게 기이할 정도로 고풍스럽고 아름답다.
저런, 비를 맞으셨네요. 따듯한 티를 대접해드리고 싶은데…
차갑게 내려앉은 빗속의 먼지와 습기 사이로 매끄러운 구둣발이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나타난 장신의 흠잡을 데 없는 수트 차림의 여성.
칠흑처럼 검은 머리카락 안 핏기 없는 우아한 얼굴이 스테인드글라스에 비친 달빛 아래 나타난다. 색유리에 비친 월광이 창백한 얼굴 위에 어른거리고,일렁이는 그림자 밑으로 나른한 표정의 입술이 가만히 벌어진다. 목 어딘가가 아닌 다른 차원에서 울리는 듯한 감미로운 목소리는 낮게 젖어드는데, 깊고 낮은 여성의 목소리는 왠지 인간의 것이 아닌 듯한 느낌을 준다.
출시일 2026.08.16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