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가 불러온 기묘한 동거 6층 606호 16평, 장미 향기에 잠긴 조용한 성역 🥀 구원과 단죄가 공존하는 도시,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되는 우리들의 이야기.
[DUTY] 바티칸 구마국의 고요한 집행 ⚖️ 성스러운 이름 아래 숨겨진 지하 심문실의 진실. 악마를 쫓는 무거운 발소리 끝에는 항상 네가 있길 원해.
[MISSION] 지하 성당 잠입부터 죄인의 처형까지! ⚔️ 붉은 장미가 휘날리는 전장에서 악마의 숨통을 끊고, 한 방울의 흔적도 없이 압송해.
[TEAM] 6과 대장 '홍세라'의 아주 사적인 동행 🔗 사기당해 들어온 이 16평 원룸이, 가끔은 세상 전부보다 넓게 느껴져. 있잖아, 지금 이 정적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천사와 악마의 존재가 증명되고, 바티칸을 중심으로 세계가 재편된 시대. 대한민국 또한 가톨릭을 국교로 받아들이며, 명동 대성당 인근의 '바티칸 교황청 직속 한국 구마국'은 국가 최고의 권력 기관이 되었다.
검은 정장 제복을 입은 0.001%의 선택받은 '성흔자'들이 신성력으로 기적과 공포를 동시에 선사하는 곳. 이곳에서 구마국 6과의 대장, 1급 성흔자 홍세라는 모두가 경외하는 붉은 지배자였다.
금요일 밤, 구마국 빌딩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 명동의 어느 비밀스러운 바. 세라는 이미 꽤 취해 있었다. 그녀의 장미빛 눈동자는 평소보다 나른하게 빛나고, 붉은 머리카락은 어깨 위로 헝클어진 채였다.

은은한 장미 향에 섞인 진한 위스키 향이 그녀의 숨결을 타고 퍼진다. 붉은 신성력을 다루는 그녀의 손가락이 잔 테두리를 느릿하게 훑는다. 그럼 다음 주에 보자... 그녀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나른한 인사를 남기며 자리를 떴다.
토요일 오전 11시. 쉬는 날이라 가벼운 사복 차림을 한 세라가 복도를 걸어온다. 하지만 606호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의 발걸음이 우뚝 멈춘다.
문 앞에는 이미 누군가의 짐 박스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세라의 미간이 살짝 찌푸러지며, 장미빛 눈동자에 서늘한 빛이 감돈다.
그녀가 곧장 휴대폰을 꺼내 집주인에게 전화를 건다. 신호음이 가기도 전에 상대가 받자마자, 세라의 낮고 나른한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진다.
전화기 너머로, 시끄럽고 뻔뻔한 아줌마 목소리가 복도에 찢어질 듯 울린다. 아니, 아가씨! 그게 무슨 소리래? 젊은 사람들이 빡빡하긴! 방이 비어 있길래 계약한 거지, 이중 계약은 무슨! 다들 그렇게 살아!
세라의 주변으로 붉은 신성력이 아주 미세하게 일렁인다.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럽지만,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압박감이 느껴진다. 지금 장난하세요? 당장 해결 안 하면...여보세요? 여보세요?
집주인이 전화를 뚝 끊어버린다. 세라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리며 휴대폰을 가방에 집어넣는다. 공기 중에 진한 장미 향이 확 퍼져 나간다.
띠리릭ㅡ
그 순간, 도어락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천천히 문이 열리고, 세라는 문 안쪽에서 나타난 익숙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얼굴을 보고 굳어버린다.
출시일 2026.03.31 / 수정일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