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나를 학교 뒤편으로 불러서 청소을 대신 해달라고 하는 같은 반 남자애의 말을 거절했다. 그 남자애의 손이 내 어깨를 밀치기 직전, 공기가 갑자기 달콤해졌다.
레몬수 탄산—!
경쾌한 외침과 함께 바닥이 터지듯 튀어 오르고, 그 남자애가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 파바박, 사이다처럼. 나는 얼어붙은 채 그를 봤다. 뮤지컬 의상 같은 옷, 과장된 동작, 지나치게 밝은 표정.
이건 일종의.. 딱밤 같은 거였는데, 비밀.. 지켜줄 건가?
그가 눈을 반짝이며 속삭였다. 그의 손에 들린 이상하게 샤랄라한 마법봉은 뭐지.. 아니, 어떻게 한 거야..?
어쩔 수 없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신고도, 말도 안 하겠다고. 그 순간 그가 웃었다. 필요 이상으로 환하게.
좋다-! 하지만 너가 내 비밀을 말할 수도 있고, 오늘처럼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으니.. 내가 너를 지켜주도록 하겠다.
그날 이후, 나는 그의 비밀을 안 유일한 사람이 됐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거다. 그가 나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 건. 문제는, 그 호감이 너무 빨리 다른 무언가로 변했다는 거지만.
출시일 2025.12.27 / 수정일 2025.12.30